2026년 광복절 기념주일 대표기도문
2026년 광복절 기념주일 대표기도문
역사의 주인이시며 모든 나라와 민족의 흥망성쇠를 주관하시는 하나님 아버지, 광복 81주년을 지나 맞이한 주일, 저희를 거룩한 예배의 자리로 불러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어둠 속에 빛을 비추시고, 억눌린 자의 탄식을 들으시며, 절망의 역사 가운데서도 새로운 길을 여시는 하나님께 찬송과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일제강점기 35년 동안 나라와 주권을 빼앗기고, 이름과 언어와 자유마저 억압당했던 우리 민족의 아픔을 기억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고향을 떠나 강제노역과 전쟁터로 끌려갔으며, 많은 여성이 전쟁의 폭력으로 존엄을 짓밟혔습니다. 민족의 독립을 위해 자신의 생명과 재산을 아끼지 않았던 애국선열과 독립운동가들의 희생도 기억합니다. 감옥과 고문, 가난과 망명의 세월을 견디며 해방의 아침을 기다렸던 이들의 눈물과 기도를 잊지 않게 하옵소서.
1945년 8월 15일, 일본의 식민 통치에서 벗어나 광복의 기쁨을 누리게 하시고, 빼앗겼던 나라의 주권을 되찾게 하신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해방이 국제정세의 변화 속에서 찾아왔으나, 그 역사 너머에서 민족의 눈물을 보시고 선한 뜻을 이루신 하나님의 섭리를 고백합니다. 다만 하나님의 섭리를 인간의 모든 판단과 선택을 정당화하는 말로 함부로 사용하지 않게 하시며, 역사 앞에서 더욱 겸손하게 하옵소서.
거룩하신 하나님, 민족의 죄와 교회의 허물을 고백합니다. 나라를 빼앗긴 고난의 시대에도 하나 되지 못하고 자신의 안전과 이익을 위해 이웃을 외면한 죄가 있었습니다. 권력 앞에서 침묵하고 불의와 타협했으며, 진실을 말해야 할 때 두려움으로 입을 닫았습니다.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믿음을 지킨 이들이 있었지만, 교회가 우상숭배를 국민의례라 부르며 식민 권력과 전쟁에 협력한 부끄러운 역사도 있었습니다. 독립운동에 참여한 믿음의 선배들의 공로만 자랑하지 말게 하시고, 교회의 타협과 불충을 정직하게 회개하게 하옵소서.
오늘의 죄도 살펴 주옵소서. 자유를 누리면서 그 자유를 감사하지 않았고, 나라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미워했습니다. 정의를 말하면서 자신에게 유리한 진실만 선택했고, 평화를 말하면서 분노와 혐오를 퍼뜨렸습니다. 권리를 주장하면서 책임을 피하고, 경제적 풍요를 구하면서 가난하고 약한 이웃의 아픔을 외면했습니다.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 담당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로 깨끗하게 씻어 주시고, 정결한 마음과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옵소서.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의 부르짖음을 들으시고 해방하신 하나님, 이 땅에 참된 자유가 강물처럼 흐르게 하옵소서. 광복의 의미를 외세의 지배에서 벗어난 과거의 사건으로만 기념하지 않게 하시며,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존중받는 나라를 이루어 가게 하옵소서. 자유를 방종의 기회로 삼지 않고 사랑으로 서로 섬기며, 강한 사람이 약한 사람을 억압하지 않고, 가진 사람이 가난한 이의 몫을 빼앗지 않게 하옵소서.
대한민국을 긍휼히 여겨 주옵소서. 대통령과 정부, 국회와 사법기관, 모든 공직자에게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마음과 국민을 섬기는 지혜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권력을 사적인 영광이나 정파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게 하시며, 공의와 정직으로 국가의 책임을 감당하게 하옵소서. 법이 힘 있는 사람만을 보호하지 않고 억울한 사람의 눈물을 닦아 주며, 행정의 손길이 사회의 가장 낮고 약한 자리까지 미치게 하옵소서.
지역과 세대, 이념과 계층의 갈등으로 분열된 이 땅을 치유하여 주옵소서. 자신의 주장만을 절대화하지 않고 서로의 말을 경청하게 하시며, 거짓과 선동에 휩쓸리지 않고 사실과 진실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정치적 견해가 다르다는 이유로 이웃을 원수로 만들지 않게 하시고, 공동체의 선을 위하여 양보하고 협력하는 성숙한 시민이 되게 하옵소서.
해방의 기쁨 뒤에 찾아온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남과 북으로 헤어진 이산가족의 눈물을 닦아 주시고, 전쟁으로 가족과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을 위로하여 주옵소서.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거두시며, 무력과 증오가 아니라 정의와 진실에 기초한 평화의 길을 열어 주옵소서.
북한 땅의 동포들을 기억하여 주시고, 굶주림과 억압 가운데 있는 이들에게 생존과 자유를 허락하여 주옵소서. 믿음 때문에 고난받는 지하교회 성도들을 보호하시며, 복음의 빛이 모든 장벽을 넘어 전해지게 하옵소서. 통일을 막연한 구호나 정치적 수단으로 소비하지 않게 하시고, 북한 주민을 이웃으로 사랑하며 화해와 회복을 책임 있게 준비하게 하옵소서.
과거의 역사를 정직하게 기억하되 증오의 포로가 되지 않게 하옵소서. 식민지배와 전쟁 범죄의 진실이 왜곡되거나 잊히지 않게 하시며, 피해자들의 아픔이 충분히 존중받게 하옵소서. 진실한 인정과 책임 있는 사과, 가능한 회복을 통하여 한일 양국이 정의로운 화해와 평화의 미래로 나아가게 하옵소서. 과거의 잘못을 분명히 기억하면서도 오늘의 모든 사람을 미움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 복음의 성숙함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폭염 속에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수고하는 군 장병과 경찰관, 소방관과 구조대원, 공무원과 의료진을 지켜 주옵소서. 뜨거운 일터에서 땀 흘리는 건설 노동자와 농어민, 택배와 배달 노동자, 환경미화원과 운송 종사자들에게 안전과 합당한 쉼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경제적 어려움 가운데 있는 가정과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 홀로 지내는 어르신과 병상에 있는 환자들을 돌아보아 주옵소서. 이 나라의 발전이 소수의 풍요에 머물지 않고 모든 국민의 존엄하고 안전한 삶으로 이어지게 하옵소서.
한국교회를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세상의 권력과 성공을 탐하지 않고 십자가의 길을 따르게 하시며, 특정 이념과 정파의 도구가 되지 않게 하옵소서. 진리를 굳게 지키되 사랑을 잃지 않고, 불의 앞에서는 담대하되 자신도 죄인임을 잊지 않는 겸손한 교회가 되게 하옵소서. 가난한 이와 억눌린 이의 곁에 서고, 갈라진 사람들 사이에 화해의 다리를 놓으며,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 살아가게 하옵소서.
우리 교회와 담임목사님을 성령의 능력으로 붙들어 주시고, 선포되는 말씀을 통하여 성도들이 시대를 분별하며 복음의 진리 위에 굳게 서게 하옵소서. 모든 교역자와 직분자에게 충성과 겸손을 더하시며, 다음 세대에게 나라 사랑과 함께 하나님 나라의 더 크고 영원한 가치를 가르치게 하옵소서.
오늘 말씀을 전하시는 목사님께 성령의 권능을 더하시고, 선포되는 말씀이 우리의 양심을 깨우며 삶의 방향을 새롭게 하게 하옵소서. 나라의 광복을 감사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죄와 죽음의 권세에서 우리를 해방하신 그리스도의 복음을 삶으로 증언하게 하옵소서. 자유를 사랑으로 사용하고, 진리를 따라 정의를 행하며, 아직 억눌린 이의 손을 붙들고 함께 빛으로 걸어가게 하옵소서.
십자가와 부활로 죄와 사망의 권세를 깨뜨리시고 참된 자유와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열어 주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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