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이 많은 부부의 가정 심방 설교

갈등이 많은 부부의 가정 심방 설교

갈등이 깊은 부부의 가정에서는 “누가 옳은가”를 판정하는 설교보다, 두 사람 모두를 그리스도의 십자가 앞에 세우는 말씀이 좋습니다. 한쪽의 순종이나 인내만 강조하면 상처받은 배우자에게 더 무거운 짐을 지울 수 있습니다. 가장 적합한 본문 가운데 하나는 골로새서 3장 12∼15절입니다.


사랑은 상대를 바꾸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는 것입니다

본문

골로새서 3:12-15

사랑하는 가정과 성도 여러분, 가정은 가장 사랑하는 사람들이 함께 사는 곳이지만, 동시에 서로의 연약함이 가장 가까이에서 드러나는 곳이기도 합니다. 밖에서는 참을 수 있는 말도 배우자에게는 쉽게 쏟아 내고, 다른 사람에게는 너그러우면서 가장 가까운 사람의 실수는 오래 기억할 때가 있습니다. 사랑이 없어서만이 아니라, 가까운 만큼 기대가 크고 상처도 깊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부부 중 누가 더 옳은지를 먼저 묻지 않습니다. 바울은 성도를 “하나님이 택하사 거룩하고 사랑받는 자”라고 부릅니다. 부부관계의 회복은 상대방의 잘못을 계산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고, 내가 하나님께 어떤 은혜를 받은 사람인지를 기억하는 데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완전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사람이 아닙니다. 죄와 허물이 많았지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우리를 용서하셨고, 조건 없이 받아 주셨습니다. 부부가 서로를 바라보기 전에 함께 십자가를 바라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십자가 앞에서는 한 사람만 죄인이고 다른 사람은 의인이 아닙니다. 두 사람 모두 용서가 필요한 죄인이며, 동시에 그리스도 안에서 사랑받는 사람입니다.

바울은 긍휼과 자비와 겸손과 온유와 오래 참음을 옷 입으라고 권면합니다. 옷은 마음속에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사랑 역시 마음에 있다고 주장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말투와 표정, 듣는 태도와 작은 행동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부부 갈등에서 가장 먼저 회복되어야 할 것은 말입니다. 분노한 상태에서 내뱉은 말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상대방의 존재를 공격합니다. “당신은 언제나 그렇다”, “당신과는 말이 통하지 않는다”와 같은 말은 한 번의 행동을 넘어 사람 전체를 정죄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오래 참으셨듯이, 부부도 감정이 격해질 때 잠시 멈추고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들어야 합니다.

듣는 것은 상대방의 주장에 모두 동의하는 일이 아닙니다. 그 사람이 무엇 때문에 아프고 두려운지를 이해하려는 사랑의 행동입니다. 많은 부부가 사실을 두고 싸우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밑에는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 “나는 존중받지 못한다”는 상처가 놓여 있습니다. 상대의 말 뒤에 있는 아픔을 들어야 합니다.

본문은 누가 누구에게 불만이 있거든 서로 용납하고 용서하라고 말씀합니다. 용납은 잘못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거나 계속 참기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상대방도 변화의 과정에 있는 연약한 사람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용서는 상처를 없었던 일로 만드는 것도 아니며, 즉시 이전과 같은 관계로 돌아가야 한다는 뜻도 아닙니다. 잘못을 정직하게 인정하고 책임지며, 보복하고 싶은 마음을 하나님께 맡기는 과정입니다.

진정한 용서에는 회개가 필요합니다. “미안하지만 당신도 잘못했다”는 말은 온전한 사과가 아닙니다. 자신이 한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는지 인정하고, 변명하지 않으며, 같은 잘못을 반복하지 않도록 구체적으로 변화해야 합니다. 용서를 구하는 사람은 상대가 회복할 시간을 기다려야 하고, 용서하는 사람도 상처를 혼자 감추지 말고 정직하게 표현해야 합니다.

바울은 이 모든 것 위에 사랑을 더하라고 말합니다. 성경이 말하는 사랑은 단지 좋은 감정이 아닙니다. 상대방의 유익을 위하여 자신을 내어 주는 언약적 결단입니다. 감정은 오르내리지만 언약은 관계를 붙듭니다. 결혼은 서로 완벽하기 때문에 유지되는 관계가 아니라, 서로의 불완전함 속에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며 다시 사랑을 선택하는 언약입니다.

그러나 부부의 노력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두 사람이 모두 그리스도의 평강이 마음을 다스리게 해야 합니다. 여기서 ‘다스리다’는 말에는 경기의 판정을 내린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분노와 자존심이 우리의 말을 결정하게 하지 말고, 그리스도의 평강이 무엇을 말하고 어떻게 행동할지를 결정하게 해야 합니다.

오늘 당장 모든 문제가 사라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회복은 큰 약속보다 작은 순종에서 시작됩니다. 상대방의 말을 끊지 않고 듣는 것, 모욕적인 표현을 하지 않는 것, 자신의 잘못을 먼저 인정하는 것, 하루에 한 번 감사의 말을 전하는 것, 함께 짧게라도 기도하는 것이 회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깨어진 관계를 버리지 않으시고 다시 세우시는 분입니다. 두 사람 모두 자신이 옳다는 자리에서 내려와 십자가 아래에 함께 설 때, 성령께서는 굳은 마음을 부드럽게 하시고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실 것입니다. 이 가정에 누가 이기고 누가 지는 결론이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그리스도께 순종함으로 가정이 살아나는 은혜가 있기를 바랍니다.

심방 후 함께 실천할 약속

  • 화가 난 상태에서는 모욕하거나 이혼을 위협하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 상대방의 말을 반박하기 전에 끝까지 듣고, 들은 내용을 자신의 말로 확인합니다.

  • “당신 때문에”보다 “나는 이럴 때 아프고 두렵습니다”라고 표현합니다.

  • 하루에 한 가지씩 배우자에게 감사한 점을 말합니다.

  • 매일 짧게라도 함께 성경을 읽고 서로를 위해 기도합니다.

  • 같은 갈등이 반복되면 목회상담이나 전문 부부상담을 받습니다.

가정폭력, 위협, 강압적 통제, 중독, 외도처럼 안전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한 문제가 있다면 단순히 “서로 용서하고 참으라”고 설교해서는 안 됩니다. 피해자의 안전을 먼저 확보하고, 두 사람을 따로 면담한 뒤 전문적인 상담과 필요한 보호 절차를 병행해야 합니다. 성경적 화해는 잘못을 덮는 것이 아니라 진실과 책임, 회개와 변화 위에서 이루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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